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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雜說)/잡설(雜說)

[雜說] 대한민국에서 보수와 진보라는 단어의 쓰임새에 대한 고찰(考察)

by Like the Wind... 2011. 9. 1.

이하 아래의 글은 지난 9월초, 딴지일보 독투란에 기고했던 글이며 
딴지마빡에 등극(?)했던 졸필임을 밝힙니다.

사전적 의미의 '보수'
1.보전하여 지킴
2.새로운 것이나 변화를 반대하고 전통적인 것을 옹호하며 유지하려 함.

사전적 의미의 '진보'
1.정도나 수준이 나아지거나 높아짐.
2.역사 발전의 합법칙성에 따라 사회의 변화나 발전을 추구함.

근본적으로 '보수'의 정의는 기존의 가치를 유지하려는 작용에 바탕을 둔다.
중요한 점은 기존의 가치라는 것이 당연하게도 인류가 생겨나면서부터 
정의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인류 진화(또는 진보)과정에서 진보적인 구성원들에 의하여 검증되고 
합의된 것들이 쌓여가면서 보수의 가치가 형성 되었다는 말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언필칭 '보수'들은 아직도 부싯돌을 부딪히며 
밤을 밝히고 있어야 할 터이다. 
(하물며 부싯돌 조차도 진보주의자들의 산물임에야..)
바꾸어 말하면 보수라는 단어 속에는 진보에 의하여 검증된 가치들이 
켜켜이 쌓인 결과물이 내재되어 있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여기서 제위들께 물어보나 마나 한 질문하나.
과연 한나라당이 보수정당인가?
과연 조중동이 보수언론인가?
과연 대한민국의 일부 재벌들이 보수자본가들인가?

다음은 대한민국헌법 전문이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정의, 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하며,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며,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게 하여,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하면서 
1948년 7월 12일에 제정되고 8차에 걸쳐 개정된 헌법을 
이제 국회의 의결을 거쳐 국민투표에 의하여 개정한다. 

짚어보고 말것도 없이 이 나라의 보수는 바로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 받은 
백범 '김구'선생이 안두희의 흉탄에 쓰러지는 순간 땅에 묻혀버렸다.

진정한 보수가 살아 있다면 악랄한 친일행각으로 부와 권력을 거머쥔 
'수구'세력들이 이승만의 비호 아래 득세한 것과는 반대로 
몰락한 독립투사의 후손들이 비참한 삶을 사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더우기 그들은 헌법전문에 나와있는 3.1운동이나 4.19민주이념을 무시한채
8.15를 건국절로 호도하려하는 집단들임에야.

보수를 자임하는 수구세력들이 심어 놓은 궤변 중에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명제가 있다.
프랑스 대혁명 이후에  왕당파가 몰락하면서 
'보수는 부패로 망한다'라는 명제가 대 유행을 했지만 곧바로 등장한 
진보세력들의 헤게모니 다툼으로 그들이 바라던 민중의 국가가 아닌 
또 다른 절대권력(나폴레옹)이 들어서게 되면서 후렴구로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가 붙으면서 완결된다.

그러나 이 명제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최소한 21세기의 대한민국에서 
'보수는 부패로 망한다'라는 명제는 한가지 가정(프랑스와 같은 민중혁명)을 
제외하면 안타깝게도 성립될 수 없다.
이 나라에서 그들이 행하는 부패는 오직 권력과 매판자본에 의하여 
비호되고 배분되며 대물림을 하는 순환구조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언감생심, '보수'라는 단어는 당연하게도 '수구'로 대체되어야 한다.

다시한번 같은 질문.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제작한 ‘백년전쟁’이라는 다큐를 안보셨더라도
(유튜브 디벼서 꼭 보시라) 이승만이 '보수'인가?
동아일보 일가인 김성수족벌들이 보수인가?
조선일보 일가인 방씨일가가 보수인가?
천민자본주의를 맹신하는 이땅의 일부 족벌들이 보수인가?
물라면 무는, 그들의 개가 되어있는 일부 사법부 구성원들이 보수인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이 나라 대부분의 구성원들은 그들을 '보수'라고 지칭하며 
하다못해 민족정론지를 자임하는 '딴지'에서 방송하는 '나꼼수'에서조차 
총수나 정봉주 전 의원도 거리낌없이 조중동을 위시한 수구세력들을 
'보수'라는 단어로 치장해주고 있다.

8.15광복절을 이승만에 의한 '건국절'로 개명하려는 천인공노 할 
만행을 저지르는 저들을 과연 '보수'라는 단어로 치장해야 하는가?
그럴 가치가 있는지 곰곰히 생각해 볼 일이다.

하면, 
대한민국에서 언필칭 '보수'의 반대편은 모두 '진보'인가?
물론 아닐 것이다.
'보수는 부패로 망한다'라는 명제는 작금의 대한민국에서 분명 오류(?)이지만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라는 명제는 일정 부분 적용 가능할 듯 싶다.
어차피 '진보'라는 의미를 기존의 가치를 개혁하려는 행위로 정의한다면 
'진보세력'들은 법테두리 안에서 '보수'와 타협하며 자신들의 의견을 
관철시키는 쪽으로 방향타를 잡을 수 밖에 없지만 대한민국의 '친일수구'집단의 반대편에는 
'진정한 보수'를 포함하여 '중도', '진보'가 모두 혼재된 넓은 스펙트럼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들이 한솥밥을 먹을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은 자명하다.

눈앞에 공동의 적은 있으되 가치관이 조금씩 다른 그들이 분열하고 있다는 사실.
이 나라의 통칭 '진보'라는 세력 중에는 NL이나 PD계열의 노선 충돌을 차치하더라도 
그보다 더 많은 이데올로그가 공존하므로 분열을 밥먹듯 하는것이다.
본말이 전도된 것 같아 그 또한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부분이다.
바로 그 통칭 '진보'에 어쩔 수 없이 포함되어진 대단히 많은 '진짜 보수'들.
그들이야말로 '수구'들의 작태에 가장 많은 울분과 적개심을 
가슴에 묻고 있는 구성원들이 아닐런지.
더하여 '진정한 보수'는 절대 친일의 잔재인 '수구'와 양립할 수 없다.
친일수구 세력들이 '보수'를 참칭하며 가치관을 호도하는 행위들이 
너무도 역겹기 때문이며 타협할 가치조차 없는 척결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결론.
작금의 이 공동체에는 진정한 의미의 '보수'라는 정의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친일수구세력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스스로를 '진보'에 가두거나 
어쩔 수 없이 양비론자로 내몰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현 정부나 조중동, 천민자본 족벌들에게 거부감을 갖고 있는 대부분의 식자들은
자신의 가치관의 위치가 어디쯤인지 차분하게 되짚어 볼 일이다.
아마도 옳은 것을 '옳다'라고 인정하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사회, 
공정한 룰이 적용되는 사회, 번 만큼 세금내는 투명한 사회를 바라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터.
그런 공동체의 기초적인 것들을 원하는 구성원들이 과연 '진보'인지도 
또한 돌아 볼 일이다.
혹여, 그들이 바로 올바른 가치를 지키고자 하는 진정한 보수가 아닐런지.

그래서 결론이 뭐냐고?
없다. 
다만 '보수'라는 단어를 아무 곳이나 함부로 갖다 붙이지 말자.
먼길 갔다 오느라고 뒤늦게 나꼼수 17회 듣다가 총수 이하 출연진들이 
'보수'라는 훌륭한 표현을 '친일수구'들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들이대는 것이 거슬려 
딴지 걸어 봤다.
아무리 '가카 헌정방송'이라지만 '가카'이외의 '수구세력'들을 무의식적으로라도 
'보수'라 칭하면 곤란하다.

첨언하자면 이 글은 이데올로그의 관점이 아니고 상식과 비상식에 관한 접근임을 밝힌다.

辛卯年 9월 1일


*아래 첨부 글은 임꺽정님의 댓글과 그에 대한 답글이며 위의 내용에 언급치 못한
 부차적 첨언 성격이 있으므로 갈무리하여 꼬리답니다.

임꺽정 2011-09-02 00:29:09  
.‘보사노바’ 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
님의 글에 들어가 있는 생각들 대부분이 우리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가 해당 분야의 전공자나 전문가도 아니기에, 
이런 사회과학적 용어의 정의에 관해 왈가왈부할 자격이 충분하지 않습니다만, 
님께서 ‘보수’라는 용어에, 제가 느끼기에는, 좀 지나치게 긍정적 의미를 
부여하시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모든 것이 상대적이겠습니다만, 저는 보수(Conservatives)를 
‘지금 이대로 현상유지하자’는 사람들, 진보(Progressists인가요?)는 
‘현상유지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 보고 싶습니다. 
따라서, 보수(우파)와 진보(좌파)를 가르는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인 경계선은, 
역사적 단계나 해당 국가의 특수한 상황에 따라 다를 수 밖에 없는 것 아닐까요? 

님께서도 비슷한 말씀을 하셨습니다만, 지난 수백 년간, 
보수는 계속 반대를 계속하면서도 매 단계마다 진보의 주장을 하나씩 
그대로 따라오지 않았습니까? 
다시 말하면, 꼭 같은 정책이라 하더라도 역사적 단계나 개별 국가의 상황에 따라 
보수(우파)정책이 될 수도 있고, 진보(좌파)정책이 될 수도 있는 것이지요. 
심지어는 일개 자연인을 두고도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른 평가가 가능합니다.

님께서 얘기하는 것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우리나라에서는, 
여러 가지 정치사적 이유로, 스스로 실제 이상으로 ‘보수’에 가깝다고 느끼는 
많은 분들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수구’라는 용어를 
따로 써야 될 필요까지 느껴지지만, 
원래 ‘보수’는 어디서나 ‘수구’의 의미를 갖는 것 아닐까요? 
다른 나라에서의 일반적 보수적 특성에 더하여, 사대주의적, 매판자본적, 
심지어는 독재하 좌파경제적 특성까지 갖추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 보수의 본질 아닌가 하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물론 우리나라 진보는 보수적 특징이 많이 남아있는 것이고요.
                   
보사노바 2011-09-02 09:14:36 .
관심 감사합니다.
임꺽정님의 의견에 일부 동의하긴 합니다만 몇 부분에 관하여 첨언합니다.
우선 님께서 마지막에 언급하신 부분,
원래 ‘보수’는 어디서나 ‘수구’의 의미를 갖는 것 아닐까요?

보수와 수구의 차이는 가치관과 상식에서 엄격하게 구분됩니다. 
도덕과 질서에 국한된 개념으로 한정한다면 어떤 사안에 대하여 
보수와 진보가 인간적인 기본 가치관 범위안에서 충돌이 일어날 경우, 
‘보수‘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의사를 표출시키는데 반하여 
‘수구‘는 인간적인 기본 가치관 따위는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며 
의사표시 역시 권력이나 사회적 지위를 이용하여 
자신들의 편의에 맞게 해석하고 수정하며, 
그 결과물을 약자에게 강제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또한 그 해석과 수정이라는 부분도 공동체의 절대 선(善)과는 매우 동떨어진, 
오로지 자신들의 재화증식이나 지위의 지속성을 위하여 
물불 가리지 않는다는 데에 있는 것입니다.
날치기 법개정은 물론이고 법적용에 있어서도 그들의 입맛에 맞게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고리식으로 말입니다.
이런 행위들이 '보수'일 수는 없습니다.

두번째와 세번째 언급하신 부분,
님께서 말씀하신 시대적 상황이나 해당 공동체의 역사 흐름에 따라 
보수와 진보의 정의가 다를 수 있다는데에는 일부 동의합니다만, 
그 기준을 적용한다면 천만의 인구공동체에는 
천만가지의 보수와 진보라는 개념이 존재 할 겁니다.
또한 실제로도 그럴 뿐더러 생물처럼 꿈틀대며 끊임없는 
진행형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그 개념이란 것이 
수학처럼 공식화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지요.
석기시대, 중세시대, 산업혁명 언저리, 세계대전 이후 등에 더하여 
지정학적, 또는 역사적 사건 등의 무한순열들을 대입하여 
그 시대, 또는 그 공동체에 맞는 보수와 진보가 있을 수 있지 않느냐는 글로 
읽혀집니다만 제가 피력하고자 했던 바는 굉장히 단순하게도 
‘상식‘과 ‘비상식‘의 문제입니다.
어찌하여 이 나라는 ‘비상식‘이 보수라 불리워지며 
‘상식‘이 진보로 불리우는지 해석불가입니다.

끝으로 가장 처음에 언급하신 부분,
제가 ‘보수‘라는 개념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한 점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다만 조중동이나 위정자들에 의하여 70여 년간 끊임없이 왜곡되고 세뇌된 관계로 
조중동=보수, 한겨레,경향=진보라는 등식이 고착화 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불필요한 논쟁이 끊이지 않는다는 것이 제 입장입니다.
더하여 그들은 수구 언론 동원을 포함,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양비론, 
또는 양시론이라는 소모적 논쟁을 끊임없이 유발시켜 자신들을 ‘보수‘라는 지위로 
격상시키는데에 혈안이 되어 있을 뿐입니다.

결론은?
그들을 철저하게 응징하는 것일테지요.
어쨋든 작금의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수구‘를 제외한 
진정한 보수, 중도, 진보들이 공동체의 절대 악인 ‘수구‘ 또는 
일제시대의 '친일 세력'척결을 위하여 떨쳐 일어나지 않으면 
후손들의 미래는 ‘잉여‘일 뿐이라는 점입니다.
그 이후에야 헤쳐모여가 이루어져 보수가 있고 진보가 있을 것이며 
그제서야 왼쪽 날개와 오른쪽날개가 동등한 입장에서 
올바른 가치관정립과 발전을 위한 정책대결이 펼쳐 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뭉칠때입니다.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라는 듣보잡을 끊임없이 경험하지 않으려면 말입니다.

노회찬을 좋아하는 1인이지만 그 때문에 한명숙님이 석패한 지난 서울시장 선거가 
그 좋은 예이며 (최선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최악이 선택되지 않게 하는게 선거행위이므로)
이 틀이 유지되는 한, 
그러한 악몽은 끊임없이 반복 될 것이기에..

Written by J.Su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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