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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雜說)/잡설(雜說)

[雜說] 정명훈 논란에 대한 소고(小考)

by Like the Wind... 2011. 12. 26.

(존칭, 경어 생략함.)


정명훈 논란이 아직도 끝나지 않은건가? 
그를 옹호하는 세력은 왜 하나같이 '위계'를 생명으로 여기는  
고전음악 관련계통 귀족 카르텔들이며
그를 비판하는 이들은 고전음악의 소비자들인 
클래식 평론가이거나 일반 리스너들인가?

답은 이미 이 현상에 명쾌하게 나와 있다고 보여진다. 
정명훈 옹호론자 자신들의 기득권사수를 위한 알아서 줄서기이거나 
아니면 지휘자 정명훈의 외향적 성취도만 보고 
그를 평가하고 있다고 할 밖에... 

정명훈을 폄훼 또는 경멸(?)하는 이유는 복잡한 문제가 아닐 터이다.
그가 서울시에서 20억을 받건 100억을 받건 
그 부분은 결과론적 각론(세금을 정당하게 집행 했는지의 문제는 별개)임에도 
복잡한 도표까지 동원해가며 외국의 어느 지휘자는 연봉이 얼마이며, 
그의 경력이 어떠하며 계약서의 내용은 어떻고...
매일 등장하는 수십 페이지짜리 반박 논문의 내용이라는 것들은    
졸렬한 자기합리화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대체 일반인들이 그런 사례들을 공부해가며 
이 상황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야 하는가?

더하여 이 논란의 중심에서 총대메기를 자처한 
자칭 문화평론가 진중권은 자신의 트윗에 서울시향 관련자들의
정명훈 옹호 글들을 빠짐없이 링크시키는 것도 모자라
"OECD에 가입한 나라로, 나름 세계 10위 안팎의 경제규모에, 
IT강국의 면모를 보이는 나라에... 그저 밖에 내놔도 
쪽팔리지 않는 수준의 오케스트라 하나 갖는 게 그렇게 사치인가요?"
라는 의문문을 남기기도 하였다.
빠하하...

그 질문이 내게 한것은 아니겠지만 나의 답은 '당근!'이다.
사치이기도 할 뿐만 아니라 그의 표현대로 쪽팔리기 때문이다.
경제규모가 그 나라의 문화, 예술수준을 '반드시' 높여주지도 않을 뿐더러 
척도가 될 수도 없다는 것이 나만의 생각인가?
하물며 'IT강국의 면모를 보이는 나라에' 라니?
밖에 내놓아도 쪽팔리지 않는 수준의 오케스트라는 
공장에서 철사줄 만들듯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단언컨대 이 논란의 근본에는 정명훈이라는 지휘자의 
'철학의 부재'가 존재한다.
그 축적된 결과가 서울시향 20억 재계약 문제로 불거진 것뿐이고..

이명박 취임식때 아니러니하게 오케스트라가 아닌 
등 뒤의 대통령을 바라보고 지휘하는 장면이나 
연주 후 지휘봉을 당선자에게 건네는 장면...
더하여 이명박 취임 후 촛불시위 당시 그가 시위대를 보며 던졌다는 한 문장.  
'누구덕에 저들이(우리들도 아니고) 이만큼 먹고사는데...' 

혹자는 말할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 취임할 때도 지휘했었잖아! 라고. 풉!

내가 아는 짧은 상식으론 히틀러시대를 포함하여 
마에스트로가 연주 후 통치자에게 지휘봉을 건넨 일화는 없다. 

(이건 뭐 서울시를 하나님께 봉헌한다는 드립질이나 
 대충 비슷하다고 보면 됨)

프랑코가 스페인을 지배하는 한 절대로 첼로를 잡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카잘스만큼은 아니더라도,
히틀러의 개가 되어 그 앞에서 지휘봉을 휘두른 
카라얀을 향해 독설을 퍼부은 첼리비다케만큼은 아니더라도 
정명훈이 세계적인 지휘자이건 아니건 그가 보인 기회주의적 처신은 
그가 지금까지 쌓아온 업적을 논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경멸을 당하는게 맞는것 아닌가.
백번 양보하여 그가 세계적인 지휘자라 하여도 
그는 우리에게 시혜를 베푸는 이가 아니며 
자신의 삶에 필요한 재화를 취득하기 위하여 지휘봉을 택한
그냥 하나의 객체일 뿐이다.

그에게 시혜를 받는 분들은 이명박 정권을 
프랑코나 히틀러와 동일선상에 놓는 것에 태클 걸수도 있겠지만
그 반대편에 있는 이들이 느끼는 뼛속까지 수구인 그들에 대한 거부감이나 
체제유지를 위한 모순의 증거들은 제3제국 당시의 피지배자들보다 
덜하지 않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마시라고 충고하고 싶다.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고통의 척도는 절대적이 아닌 상대적 관점이므로.

가관인 것은 진중권 왈 '예술은 예술의 논리로만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에서 
미학을 전공했다는 그의 바탕과 깊이를 가늠할 수 있다는... 쩝!
진중권의 누나가 서울시향 상임작곡가 진은숙이라는 사실에서도 
그가 왜 이리도 정명훈 옹호에 거품을 물고 있는지 고개가 끄덕여 진다.

대한민국이 내재하고 있는 천민자본주의와 지식'귀족'들의 오만함을 
또 한번 바라보고 있는 느낌은 '씁쓸함'이다.

우리도 이런 세계적인 지휘자를 갖고 있다?
그래서 뭐?

 

Written by J.Su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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